뉴스홈 > Free뷰 > 미리맛보기
<은교>, 허위를 벗고 슬픈 질투를 입다
입력 2012-04-18 |

 

언젠가 같이 일했던 40대 언니가 말했다. 친구들을 만나면 여전히 여고생인 것 같다고. 60이 가까운 아버지는 50이 넘은 이후 시간이 시속 120km로 가는 것 같다는 시적인 표현의 말씀을 하시기도 했다 

소설가 박범신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은교>는 노출과 정사씬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실은 시간에 관한 영화다. 아니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늙어버릴 수밖에 없는 존재의 슬픔에 대한 영화다. 

70대 노시인 이적요(박해일 분)는 문단에서 큰 업적을 남긴 인물로 국민시인이라 불릴 정도이지만, 고요했던 그의 일상은 여고생 은교(김고은 분)를 만나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숲 속에 폐쇄적으로 존재하던 이적요의 집에 느닷없이 들어온 은교. 사다리가 있어 담을 넘어왔다는 은교의 맨 다리에는 흙이 묻어 있다. 그녀는 화면을 가득 채운 싱그러운 초록빛 잎새만큼, 아니 그보다 더 싱그럽다. 푸릇푸릇 나무 향이 날 것만 같은 젊은 은교는 그렇게 이적요의 마음에도 들어온다.

 

 

 

이적요의 집안일까지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그를 존경하며 아버지처럼 따르는 제자 서지우(김무열 분)는 둘 사이에 끼어든 은교가 반갑지 않다 

흔히 질투라고 하면 사랑하는 이성이 다른 이성을 좋아할 때 시기하는 감정을 이르거나,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공연히 미워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애정이 없을 때에는 질투도 생기지 않는 법. 이적요, 서지우, 은교 세 사람은 때로 서로를 동경하면서도 서로 갖지 못한 것에 대해 질투하기 시작한다. 

가지지 못한 것을 욕망할 때, 그것을 이미 가지고 있는 자에 대해 질투할 때, 결국 그 감정은 슬픔으로 귀결된다. 별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아는데 10년이 걸린 공대생이 시인을 꿈꾸는 것만큼이나, 세상이 추문으로 볼 70대 노인의 여고생에 대한 감정은 슬프다. 채울 수 없는 외로움은 더더욱.

이 영화를 통해 영화 경험이 전무한 신인배우 김고은을 발견한 것은 큰 수확이랄 수 있다. 아이처럼 천진하면서도 묘하게 관능적인 그녀에게 관객도 매혹당할 듯하다. 김무열 또한 존경심과 열등감, 질투를 오가는 복잡 미묘한 감정의 서지우의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해냈다 

매번 8시간이 넘는 특수 분장을 통해 겪어보지 못한 나이의 몸짓과 내면을 연기해야 했던 박해일은 처음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말투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역시 박해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는 이적요의 말은 그렇게 박해일의 형형한 눈빛을 통해 영화를 관통한다.

영화 <은교><해피엔드>, <모던보이>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 작품으로 오는 426일 개봉한다. 

 

.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관련기사
영화 <은교>의 배우 박해일, 김무열, 김고은
영화 <은교> 감독 정지우, 주연 박해일 김무열 김고은
삭발한 박해일을 만날 수 있는 <은교>, 4월 26일 개봉
  




3. 바람꼭지 2012/04/20
영화 보고싶은데요. 26일면 다 되었네요. 개봉박두!
2. 바람꼭지 2012/04/20
사랑에 빠질 때, 자신에게 없는 것을 동경하고 찾아 헤매기도 하고 동질성에 공감하며 깊어지기도 한다는데
1. 목요일 2012/04/19
와.. 세 배우 다 좋습니다. 특히.... 박해일 님!+_+!! 영화 개봉하면 봐야겠네요~ㅋ

 

FREE뷰 人터뷰 소식 NOWhere 커뮤니티
미리맛보기
다시돋보기
보물찾아보기
Job담
나이런사람이야
비하인드
개인의 취향
글빵집 이야기
연예계 뉴스
공연정보
실시간 짹짹
한장의 추억
김가영의 짹짹
쓸데없는 고찰
용식이웹툰
詩식코너
리얼버라이어티
공지사항
이벤트
자유게시판
Writer를 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