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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늑대소년>이 주는 따뜻한 판타지
입력 2012-10-16 |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아이들은 학원이 아니라 들판에서 닌텐도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게 뛰어 놀았다.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나이가 많든 적든, 좀 모자란 아이든 아픈 아이든, 편견 없이 함께 어울려서,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그러다 주변이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면 김이 모락모락 나게 밥을 지은 엄마가 목소리를 높여 부르는 것이다. “얘들아, 밥 먹어!”  

아련한 어린 시절 추억을 자극하는 이 장면은 영화 <늑대소년>에도 등장하는데, 이 영화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대변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늑대소년>은 체온 46도에 혈액형을 판독할 수 없는, 사람의 언어와 행동을 습득하지 못해 거칠고 야생적인 늑대소년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늑대소년이 어떤 과정을 통해 존재하게 되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늑대소년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는 과감하게 생략된 대신 그 빈 공간을 문명에 길든 인간에게는 없는 늑대소년만의 감성이 채운다. 

영화는 거울 앞의 자신을 보면서 괴물같다고 중얼대는 할머니가 된 순이(이영란 분)47년 전을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과거 폐병에 걸린 순이(박보영 분)는 요양 차 단 두 집이 살고 있는 한적한 마을로 이사를 온다. 

그 곳에서 만나게 된 늑대소년(송중기 분). 순이의 엄마(장영남 분)는 그 소년을 철수라 이름 붙이고 씻겨 집안에서 함께 생활하게 한다. 낯선 이를 경계하고 짐승처럼 거칠던 소년은 순이의 동생 순자(김향기 분)와 동네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조금씩 사람의 모습을 갖춰간다. 

밤마다 달빛 슬픔의 일기를 써내려가던 순이도 소년에게 마음을 열고 기다려를 시작으로 소년을 길들여 간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 교감하면서 감정을 켜켜이 쌓아간다 

영화는 시종일관 따뜻한 색감만큼 따뜻한 정서가 묻어난다. 다소 개연성은 떨어질지언정 진한 감동은 모자라지 않는다. 그렇다고 과잉으로 넘치지도 않아 늑대소년을 괴물로 보지 않는 정겨운 사람들과 소소한 웃음이 함께 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그 동네에서 살고만 싶어진다.

 

 

15일 오후 2시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늑대소년>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조성희 감독은 그리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없어진 옛날에 가지고 있던 마음이 그립다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비겁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늑대이자 소년인, 혹은 늑대도 아니고 소년도 아닌 늑대소년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사랑과 우리가 잊고 살아가고 있는 무언가를 그리워하게 만든다. 배우 송중기는 대사가 몇 마디 없는 늑대소년을 몸짓과 눈빛으로 충실히 구현해낸다.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대사가 없어서 굉장히 쉬울 것 같으면서 어려웠고, 불편했다군인에게 총을 뺏은 것처럼 뭐라도 해야 될 것 같았는데 대사가 없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거구나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상대방 배우의 연기를 안 듣고 혼자 연기를 했구나 깨달았다며 대사가 없는 이번 캐릭터를 통해 기본을 느낄 수 있었고 가르침이 됐다고 전했다. 호흡 소리에 신경을 쓰고, 많은 다큐멘터리와 직접 동물원에서 보고 동물의 움직임을 공부한 그의 연기는 합격점을 줘도 좋을 것 같다.

 

 

박보영 또한 외롭던 소녀 순이가 늑대소년을 만나고 교감하고 헤어지는 모습을 풍부한 감정으로 표현해낸다. 청아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노래도 감성을 자극한다. 박사와 군인조차 착하게그려지는 이 영화에서 유일한 악역이랄 수 있는 지태 역의 유연석 또한 비열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순이가 ‘Su-ni’가 된다고 해도 잊히지 않는, 혹은 잊고 산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그 무언가에 대한 따뜻한 판타지를 담은 <늑대소년>은 올 가을,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줄 수 있을 듯하다. 

7년간 주인이 없던 미쟝센단편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남매의 집>(2009)과 장편 <짐승의 끝>(2010)으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이름을 알린 조성희 감독은 첫 상업영화인 <늑대소년> 역시 개봉도 전에 토론토국제영화제(월드시네마 섹션), 벤쿠버국제영화제(용호 부문), 부산국제영화제(오픈시네마 부문)에 잇달아 초청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순수한 교감과 따뜻한 감정의 판타지를 느낄 수 있는 <늑대소년>은 오는 1031일 개봉한다. 송중기, 박보영, 장영남, 유연석, 김향기 등 출연. 15세 관람가.

 

.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사진=영화사비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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