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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김중혁, “동시대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관심, 재밌을 것”③
입력 2012-07-11 |

 

(*2편에서 이어집니다.) 

 

-작가님의 첫 작품은 무엇인가요? 알려진 첫 작품 말고요. 꼭 소설이 아니라도 좋은데, 어릴 때 기억할 만한 일기라든가 하는 거요.

초등학교 때는 기억이 안 나고요. 글이라는 걸 거의 처음으로 제대로 작정하고 써본 것은 대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아요. 시 쓰시는 이동순 선생님이 하시던 창작 수업이 있었는데, A3 한 페이지 정도 분량의 글을 쓰는 게 있었어요. 지금도 가지고 있는데, 한 사내가 계단을 밟고 올라가고 어쩌고 하는 식의, 소설도 아니고 짧은 묘사 같은 글이었죠. 뭔지도 모르고 썼어요. 이동순 선생님이 한 줄씩 평을 써줬는데,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묘사가 좋습니다. 작가의 길을 꿈꿔 보세요.” 정도의 말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 나 작가의 길을 꿈꿔 볼 정도로 잘 쓰나?’ 그게 아마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작품을 쓸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뭔가요? 인물이나 대사, 혹은 장면?

소설마다 다 다르죠. ‘악기들의 도서관같은 경우 딱 한 문장 아무 것도 아닌 채로 죽는다는 건 억울하다.’가 떠올라서 썼고요. ‘엇박자 D’는 한 사람이, ‘1F/B1’이나 냇가로 나와같은 경우는 장소가 먼저 떠오른 경우고요.

 

-집필하실 때에 습관 같은 것이 있으신지요? 제목을 먼저 정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나중에 정하시는 편인가요?

대체로 제목을 정하고, 일단 첫 문장을 써놔요. 첫 문장 생각할 때 오래 걸려요. 제목과 첫 문장을 A4 용지에 프린트해서 가지고 다녀요. 보면서 두 번째 문장을 쓰고 또 프린트해서 가지고 다녀요. 첫 번째 문장에서 세 번째 문장까지가 힘들어요. 되게 오래 걸려요. 이렇게 세 개의 문장을 쓰면서 그 사이에 나름 구성을 하기도 하고 톤을 잡기도 하고요.

 

-워드 작업으로 다 하시는 건가요?

예전에는 다 종이에 많이 썼어요. 3분의 1 정도까지는 종이로 쓴 적이 많았었고요. 지금은 대부분 워드로 작업을 합니다.

 

-작업실이 따로 있으시죠? 주변에 다른 소설가분들 작업실도 많이 있는 걸로 아는데.

동네에 소설가들은 많죠. 김훈, 김연수, 은희경 등. 아마 다들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집이 아닌 작업실로 출퇴근할 거예요. 집은 너무 편안하고 익숙한 환경이고, 싱크대 보이고 생활이 다 보이고 그러면 잘 안 되니까요.

 

-그러면 작업실에서 주로 쓰시나요? 아니면 따로 잘 써지는 장소나 시간 같은 게 있으신지요?

시간도 진짜 완전 다 다른 게, 새벽에도 써지고요. 요새는 카페에서도 쓰고 버스에서도 쓰도 지하철에서도 쓰고요. 작업실은 있지만, 주로 카페에서 써요. 작업실에 가방 던져놓고 카페로 가죠. 새로운 환경에 맞닥뜨리면 모든 걸 새롭게 받아들이잖아요. 그런 게 필요하기도 해요. 저는 마감 때가 되잖아요. 글을 많이 써야 되잖아요. 급해지잖아요. 하루에 카페를 4군데를 옮겨가며 쓴 적도 있어요.

 

-하루에 분량은 어느 정도 쓰게 되나요?

너무 많이 쓰지 않으려고 하죠. 마감이 아주 급한 게 아니라면 하루에 10매 정도 이상을 안 쓰려고 해요. 막 급하게 쓰게 되다 보면 문장이 겹치고 비유도 똑같은 비유를 하게 되거든요. 10매가 한계인가 봐요. 소설일 경우에는 완전히 새로운 문장, 새로운 공간을 창조를 해야 되는 거기 때문에 그렇지만, 에세이는 20, 30매 쓰기도 하죠.

 

-등장인물의 이름은 어떤 식으로 정하게 되나요?

그냥 어감으로요. 아는 사람 이름을 쓰지는 않아요. <꼬마 니콜라> 책을 보고는 저자인 르네 고시니에서 고신희, 그림을 그린 장 자크 상페에서 장상배를 만들어내는 식으로 이름이 탄생하기도 하고요.

 

-퇴고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들이시는 편인가요?

퇴고는 잘 하지 않는 편이에요. 하루에 10매를 쓰면 10매를 계속 왔다 갔다 해요. 전날 쓴 것을 고치기도 하고. 10매 쓰고 20매 정도까지 갔다가 앞으로 와서 중간에 고치고. 그러다 보면 80매 쓰고 나면 돌아보기도 싫어요. 그래서 퇴고를 거의 안 하는 편이죠. 퇴고 잘하시는 분들 보면 부러워요.

 

 

-작가님이 쓰신 소설 엇박자 D’에는 나이 마흔이 가까워지면, 뭔가 부탁할 일이 있을 때 말고는 전화를 걸지 않게 마련이다.”는 문장이 나오는데요. 마흔이 넘고 나서 달라지신 게 있으신가요? 앞에서도 잠깐 남자어른, 꼰대에 대한 얘기를 하기도 했지만 작가님에게서는 흔히 꼰대라 불릴 만한 남자어른에게서 느낄 수 있는 게 별로 느껴지지 않거든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프리랜서들은 상하의 개념이 별로 없어요. 누가 나한테 지시를 하거나 명령을 내리거나 하는 게 없죠. 물론 같이 일하는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누가 나에게 지시를 내리지는 않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생활패턴이 꼰대가 될 확률이 적게 만드는 것도 같아요.

 

-작가님 소설 속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으신가요?

없어요. 제가 문장에 공을 들이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문장을 말이 되게 하는 사람이지 문장이 되게 빛이 나게 막 문지르고 다듬는 스타일이 아니어서요. 제 문장은 되게 기능적이에요. 그래서 특별히 아름다운 문장은 없어요. 그러니까 저는 문장 단위로 생각하지는 않고요. 문단 단위로 생각해요. 한 덩어리 덩어리가 모여서 소설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첫 문장들은 기억이 남죠. 첫 문장은 써놓고 오랫동안 봤기 때문에 기억이 나는 거지 그게 좋아서 나는 것은 아니고요.

 

-이번에 신작 소설집이 나오셨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또 앞으로 나아가셔야 되잖아요.

그 후로 벌써 두 편이나 발표되었고요. 장편도 가을부터 연재를 하게 될 것 같아요.

 

-장편이라니, 기대됩니다. 어느 정도 진행된 건가요?

모르겠어요, 아직. 쓰고 있기는 한데, 빨리 써야 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장편 같은 경우는 초반에 톤을 잡는 게 시간이 많이 걸려요. <좀비들> 같은 경우는 가라앉은 쓸쓸한 톤으로 가야지 생각했었고, <미스터 모노레일>은 발랄하게 가자 생각했던 경우고요. 톤 잡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아직까지는 톤이 잡히지는 않은 상태예요.

 

-이 인터뷰 읽을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절 모르는 사람들에게요?(“모를 수도 있고, 알 수도 있고요.”) 제 책 좀 보세요? 이런 얘기를 해야 되나? 저를 좀 알아주세요 이런 말? 농담이구요.(웃음) …… 동시대에 관심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어요. 동시대라는 게 많은 게 있겠죠. 사회정치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예술적인 걸 수도 있겠는데, 동시대 예술가들의 행복 같은 것도 있겠고요. 그런 게 되게 재밌는 거거든요. 예를 들면, 나쁜 예이긴 한데, 김중혁이란 작가가 되게 잘 쓰는 것 같은데 주목받지 못하고 있어요. 그럴 때 이 사람이 어떻게 앞으로 소설을 써나가는지 보는 게 재밌거든요. 음악가나 미술가나 어떤 생각으로 그걸 해나가고 있는지를 보면 되게 재밌거든요. 자기도 물론 발전과 진화를 해나갈 테지만 그런 걸 같이 공유하고 같이 보고 이러는 게 되게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그런 거에 관심을 들이고 재미를 붙이면 하루하루가 흥미로워질 것 같아요.

 

 

. 봄날의소(bomso@glebbangzip.com)

사진. 김폴짝(toughjin85@naver.com)

편집.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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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쟁이김가영이 2012/07/13
알리스)넴 A4로 1장 반 정도? 진짜 하루에 A4 1장씩만 글을 써야지, 매일 그래야지, 계획만 하고 며칠 실천하다 에라이 나중에 그 분이 오실 때 폭풍집필하는 게 내 스타일이지, 하면서 안 쓰길 반복해왔네욤ㅎㅎ 암튼 인터뷰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앞선 댓글 포함해서 ㅎㅎ)
1. 알리스 2012/07/13
10매란 원고지 10매를 말하는 거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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