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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겸 연출가]오미영, “휴식이 되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①
입력 2012-12-03 |

  

일단 얼마 전에 <식구를 찾아서>로 극본상 탄 것을 축하드린다. 집에서도 좋아하시겠다.

감사하다. 근데 사실 어머니께서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으셨다. <식구를 찾아서>를 보시고 어때? 라고 물어봤더니 이게 너 혼자 하는 게 아니구나하시면서 무대도 있고 의상도 있고 조명도 있고 이것저것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에 대해 여러 번 말씀하셨다. 딸이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조금은 충격 받으신 것 같다. 아무래도 2, 3, 40대가 보는 관점이랑 실제 70대가 보시는 관점은 다르단 생각이 들더라. 작품 안에 쓰인 대사나 말투 중엔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많이 들어가 있다.

 

자신의 집에 들이닥친 지화자를 보고 박복녀가 시어마씨가 살아 돌아왔나하는 대사도 재밌었다.

그건 내가 쓴 대사는 아니고 이봉련 배우가 한 말이다. 작업하다보면 배우들의 애드리브로 많이 바뀌곤 하는데, 대구 토박이인 이봉련 배우가 했던 얘기가 대사화 된 경우다.

 

<식구를 찾아서> 같은 경우에는 들꽃마을에 살고 있는 두 할머니의 다큐멘터리가 시작이라고 들었다. 글 쓸 때 보통 이야기 소재는 어디서 얻나.

작품을 많이 한 사람은 아니지만, 주변의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보는 편이다. 영화도 보고 만화도 보고 그러는데, 근데 어쨌든 내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식구를 찾아서>도 그렇고 <한밤의 세레나데>도 그렇고, 처한 배경이나 상황이 정확한 내 상황은 아니지만 결국엔 내 이야기인 것 같다.

 

뮤지컬은 어떻게 쓰게 됐나. 극도 쓰고, 연출도 하고 있는데. 뮤지컬 <빨래>에서는 희정엄마역으로 연기도 했다고.

원래 연출 전공이다. 학교 다닐 때는 내내 연기를 해라, 넌 연출하고는 좀 안 맞는 것 같다, 네가 어떻게 연출을 하냐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 같은 경우는 일반 연출가들이 가지고 있는 덕목과는 거리가 먼 것 같기도 하다. 카리스마가 있다든가, 하는 거 말이다. 아무튼 다 연기를 하라고 했고, <빨래> 초연에서 희정엄마도 하게 됐다. 학교 다닐 땐 연기를 많이 했었던 것 같다.

 

한예종에서는 연출을 전공하면 모두에게 연출의 기회가 오는 건가.

졸업반이 되면 의무적으로 하게 되어 있다. 열두 마리 고양이가 나오는 일본 원작의 뮤지컬 <열한마리의 고양이>를 했었고, 2학기 땐 내가 쓴 작품으로 공연을 했었다. 뮤지컬을 좋아했던 것 같다. 뜬금없이 노래를 불러버리고 어떤 장면을 노래 한 곡으로 점프할 수 있다던가 하는 뮤지컬 양식이 재미있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연출을 하게 됐는데, 연출을 할 대본을 딱히 찾을 수 없어서 내가 쓰게 됐다.

 

뮤지컬 대본은 희곡과는 어떻게 다를까. 아무래도 노래 가사를 쓰는 건데.

가사를 쓰는 건 틀림없이 다른 것 같다. 일단은 극을 쓰는 것에 있어서는 희곡을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거기에 음악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음악을 구성하는 것에 있어서는 희곡을 쓰는 법과는 좀 다를 것 같다. 사실은 브로드웨이뮤지컬 공식이 있다. 브로드웨이뮤지컬 보면 그런 걸 잘 따르고 있더라. 근데 그 공식이 답답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 공식에 맞춰서 공연을 해보기도 하고, 공부하기도 했는데, 갑갑함이 있었다. <식구를 찾아서>는 그게 딱 맞춰서 들어가 있진 않은데, 그래선지 뮤지컬인가 아닌가 논란도 있었다. 뮤지컬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 음악이 극을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을 보면 뮤지컬이지 않을까. 뮤지컬이면 어떻고 뮤지컬이 아니면 어떻고 이런 생각도 든다.

 

그럼 보통 한 작품을 탈고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 되나.

<식구를 찾아서> 같은 경우는 5~6개월 걸렸다.

 

초고 이후에는 많이 고치는 편인가.

너무 많이 고친다. 공연되면서도 그렇지만, 그 전에도 많이 고치는 편이다. 처음에 <식구를 찾아서> 초고가 나왔을 때 친구들이랑 리딩을 해봤다. 다들 이건 이런 것 같애, 얘기를 해주지 않나. 인복이 많고 주변에 똑똑한 친구들이 많고. 내가 글을 잘 쓴다기보다는 남의 얘기를 잘 받아들여서 그거를 내 걸로 만드는 걸 잘하는 것 같다. 그래서 6명이 리딩을 해서 6명의 의견이 나오면 그 의견이 다 들어간 대본으로 고쳐 가니 다들 놀라더라. 5, 6고까지는 그런 식으로 고쳤던 것 같다.

 

사실 희곡이나 뮤지컬 대본은 공연되지 않으면 미완성이라 볼 수도 있는데, 그런 작품은 없나.

완성했던 것들은 다 공연 한 것 같다. 다작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빨리빨리 집필을 못한다. 글 쓰려고 앉으면 딴 짓을 더 많이 한다. (웃음)

 

 

소설은 아무래도 혼자 쓰는 일이지만, 연극이나 뮤지컬의 경우에는 함께 작업한다는 느낌이 있다. 여러 포지션을 많이 알아야 할 것도 같고.

연기를 해봤던 경험이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 또 작가는 연출적인 것들을 많이 알아야 할 것 같다. 무대 운영이나 이런 것들을 많이 알고 있으면 좋겠다. 배우는 작가를 좀 잘 알아야 된다. 작가의 마음이 무엇인지, 무슨 얘길 하고 싶었는지 그걸 잘 이해해야 되는 것 같다. 연출가는 배우를 잘 알아야 한다. 어떻게 컨트롤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정리하면, 내 생각에 작가는 연출을 잘 알아야 되고, 연출은 배우를 잘 알아야 되고, 배우는 작가를 잘 알아야 되는 것 같다. 이런 구조를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작가는 자신이 하고 싶고 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그것을 쓰는 걸 텐데, 표현하고 싶은 장면을 배우가 해냈을 때 쾌감 같은 게 있을 것 같다.

똑똑한 배우를 만나는 게 굉장히 득이 되고,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배우들 중에 경험이 많지 않은 배우들은 하라는 대로 하고 싶어 하는 배우도 있다. 내 것들을 찾아가는 배우들, 작품을 같이 만들어가는 배우들을 만나면 그런 즐거움들이 있다. 작가로서는 작품을 접하고 이게 무슨 말이야이런 게 아니라 아, 이 작가는 이런 마음들로 이걸 써냈어, 라는 것들을 읽어줄 때 가장 큰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

 

연출을 겸하면서 달라지는 게 뭐가 있을까.

캐릭터가 많이 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 배우들은 공연을 하다보면 자기 입에 맞추고 싶고 자기 것들을 해보고 싶어 할 때가 있는데 그런 건 받아주는 편이고,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다. 한데 배우들이 움직이다가 안 움직여, 안 가져, 이럴 때가 있다. 어느 경우에 있어서는 배우가 역량이 안 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아주 많은 경우에 본능적으로 움직임이 힘들게 대본이 써진 경우가 있다. 드라마에 동기가 안 들어간다거나 흐름이 뭔가 이상하다거나 해서. 그럼 왜 그럴까 배우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이렇게 한 번 수정해볼까 잠깐만 기다려봐 작가하고 상의해볼게, 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한밤의 세레나데> 할 때는 초연했던 배우들과 즉흥적으로 많이 하면서 받아 적으며 같이 대본을 쓰기도 했다. <식구를 찾아서>는 그렇게까진 아니어도 배우들에게 많이 도움을 받았다. 스태프들 얘기도 이건 이게 더 낫지 않겠어? 하면 생각해서 고치고. 너무 많이 받아들여서 이제는 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 사람들이 브레이크 걸만큼. 근데 그게 내가 불편하지 않고 기분이 나쁘지 않을 만큼 아이디어를 내면서 서로 조율하는 거니까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럼 작가가 연출을 겸하는 데 있어 단점은 뭐가 있을까.

단점이라고 하면 되게 여러 시각에서 볼 수 없게 된다는 거. 공연 대본을 연출본으로 쓰게 되다보니 다양한 시각으로 만들 수 없다는 점은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연출과 작가가 소통해야 하는, 그러면서 부딪치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단계를 축소시킬 수 있다는 건 좋은 점이겠지. 이를테면 연출이 배우들이랑 작업하다가 이렇게 하고 싶어, 근데 작가가 난 그거 싫어, 이럴 수 있다. 그런 경우에 많이 싸우게 되는 것 같다.

 

작가는 자신이 쓴 대본에 대한 자존심이랄까, 그런 것 때문에 고치지 않으려는 경우도 많을 것 같다.

한데 기본적으로 공연을 하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의 총 목적은 공연을 잘 만들고 싶다는 것일 거다. 잘 만들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냥, 뭐라 그럴까, 다 같이 잘 만들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내는 거니까, 이게 작가만의 생각대로 가려면 완벽한 대본을 내야 되는 것 같다. 배우들이 못 움직이겠다 소리 안 나올 정도로 아주 완벽한 대본을 내놓지 않는 이상, 수정은 불가피한 일이겠지. 작가로서는 어려운 것 같지만.

 

이야기에 스케일을 말하긴 그렇지만, 뭔가 작고 소소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딱히 어떤 이야기를 좋아한다기보다는 내가 만들어내는 시간들, 극장 안에서의 시간동안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위로받고 휴식이 될 수 있는 그런 공연을 만들고 싶다. 특별히 소외되어있는 어두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됐는데. 그냥 좀, 세상이 아직까지는 살만하고 따뜻한 구석들도 있고, 희망이 있고,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휴식이 될 수 있는 그런 공연을 만들고 싶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인터뷰. 김가영. 김화룡(dreamidea85@daum.net)

편집.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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