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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민대식②]“밉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
입력 2013-01-17 |

 

 

 

(*1편에서 이어집니다.)

 

연기를 한 지 한 10년 됐나? 하면서 슬럼프라거나 이 일을 그만둘까, 다른 일을 할까 생각해 본 적은 없는지.

2005년부터 했으니 한 7년 된 것 같다. 아이 낳고부터 아무래도 그런 게 좀 있다. 들어가는 돈도 그렇고, 연습이나 이런 시간 조정을 맘대로 하기 힘들다 보니까. 아이 봐 줄 내 시간을 또 만들고, 뭔가 풍족하게 해줘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못할 때가 생길 수밖에 없다. 아빠로서 시간을 많이 가져주면 되는데 그것도 일의 특성상 주말에 더 바쁘다보니 그러기가 쉽지 않다. 그런 것들이 많이 미안하다. 가족이 생기니까, 내 인생에 중요한 한 축이 생기니까, 그게 좀 갈등이 되더라. 아직도 계속 진행형인 것 같다. 지금처럼 한두 달 쉬는 여유가 생기면. 연습 들어가면 그런 생각 안 하는데, 애들을 봐 주면서도 미안한 거지.

 

그래도 생각해보면 직업으로 배우 일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기도 하고, 좋은 것 같다. 연극배우들 가난하다고들 그러는데 어느 정도 작품을 꾸준히 하면 직업적으로도 그렇게 가난한 건 아니지 않나.

항상 상대적인 것 같다.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만족 느끼고 살고 있고.

 

했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2008년에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와 처음 만났던 <죽도록 달린다>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 작품에서 왕 역할을 했다. 그 역할이 내게 많은 걸 준 것 같다. 그 전에 했던 <모스키토>, <서푼짜리 오페라> 같은 거 보면 날카로운 악역을 맡이 했다. 야비하고 인정 없고 눈이 메말라 있는. 단편 영화 찍을 때도 그랬고. <죽도록 달린다>의 왕은 부인을 사랑하면서도 표현하지 못하는 아픔이 많은 왕이었다. 연출이 날 왜 이런 배역으로 캐스팅했을까, 첨엔 의아하기도 하고. 이후에 자꾸 그런 역할이 들어오더라. <청춘, 181>에서도 아내를 사랑하면서도 죽고 영혼으로 떠도는 인물이었다. 나도 이런 쪽 캐릭터를 할 수 있구나, 누가 시켜주는 사람이 있구나, 좋아해주는 관객 분들이 있구나 그런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악역도 해봤고, 우수에 젖은 그런 것도 해봤는데.

코믹 쪽을 못 해 봤다.

 

, 혹시 장항준 감독 닮았단 소리 들어본 적 있나. 그 분의 잘생긴 버전 같다.

종종 들었다. 그분이 전에 라디오 게스트로 많이 나오시던데 들어 보면 말을 참 재밌게 하시더라. 감사하다. 코미디는 호흡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언젠가 할 기회가 오겠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초반에 연극을 시작할 때나 20대 때나 뭐 30대 초반도 그랬던 것 같다. 흔히 변화무쌍한 배우, ‘아니 이 배우가 저 배우야 어쩜 저렇게 연기하지?’ 뭐 그런 평을 받는. 근데 그건 참 어려운 것 같다. 물론 기회가 오면 열심히 노력을 하겠지만, 그냥, 민대식이라는 배우는 그 배우만이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느낌을 주면 좋겠다. 민대식 배우니까 뭔가 좀 다른 것 같다, 같은 햄릿을 하더라도, ‘저건 아닌 것 같은데 밉진 않은데?’ 이런 소리를 듣고 싶다. 밉지 않다는 말이 좋은 것 같다. 좋아한다는 말은 한계가 있지 않나.

 

원래 좋아하다 싫어하기도 더 쉽다.

그치. 그래서 밉지 않다는 말을 듣고 싶다.

 

밉지 않아야 더 오래 갈 수 있는 것 같다. 선한 인물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악역도 많이 했다고. 지금도 충분히 밉지 않다.

<> 나중에 보러 와라. 거기서도 굉장히 소시민이다. 결정을 빨리 못 내리고 머리에 생각만 많고, 계속 당하고. 공연 보고 다들 불쌍하다고들 하더라. 찌질해도 밉지 않게 봐주면 좋겠다.

 

그럼 혹시 배우 말고 다른 일을 했다면?

여행사 가이드를 하지 않았을까.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한다. 지방 공연을 가면 남들 자고 있을 때 혼자 나와서 산에 올라가고 그랬다. 국립극단에 1년 정도 있었는데 그때 지방 공연을 다닐 때 많이 그랬던 것 같다. 요즘에는 여행을 잘 못 가지만.

 

앞으로도 계속 배우 일을 할 것 같은가.

그러고 싶다. 사실 다른 일도 중간에 몇 번 했었다. 친구가 부천영화제 쪽에서 일해서 부천영화제 상영관 매니저들을 총 관리하는 일을 한 적이 있다. 영화제 준비 과정부터 해서 4개월인가. 내 인생에 월급으로 돈이 들어온 건 그때가 첨이었다. 이렇게 한 번 갔다 오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마음이, 절실해지니까. 내가 하는 게 어떤 건지, 이 공기가 어떤 공긴지 알게 되니까 

 

좋은 배우가 곧 좋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무대 위에서 언제나 새로운 인물이 되어야 하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일상과 무대의 모습이 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대에서 뜨거운 에너지를 보여주지만, 일상에서는 괴팍한 성격을 보인다거나, 하는. 어쩌면 그게 더 배우다운 거라고 착각했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배우들도 있을 테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하는 배우는, “좋은 사람이어야 하는 것 같다. 아니 바꿔 말해 좋은 사람이어야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아닌 민대식이라는 배우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가 그려나갈 무대 위 새로운 사람들이 벌써부터 만나고 싶어진다. 그는 이미 충분히 밉지 않은, 아니 무대 위에서도 무대 밖에서도 따뜻한 기운으로 빛나는 좋은 사람이자 좋은 배우이니까 말이다.

 

인터뷰. 봄날의소. 김가영

편집.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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