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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박준혁, “연극하면서 항상 기뻤다”
입력 2012-03-12 |

 

<룸넘버13>에서 조지역을 할 때 어땠나. 아무래도 코미디적인 요소가 많은 연극인데 배우로서 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땠을지 궁금하다 

<룸넘버13> 자체가 코미디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풍자도 담고 있고, ‘우스꽝스러운 쇼. 보는 관객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무대 위의 배우에게는 코미디가 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재밌는 상황을 만들어야 하면서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을 합리화 시켜야 하니까. 관객을 설득시켜야 하는 게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극 중에서 시체가 등장하는데 단순히 웃기려고 등장시키는 게 아니라 다 계산된 이야기가 있는 거니까,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라기보다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줘야 하기에 그 과정들이 좀 힘든 면이 있었다 

연극은 공동작업이니 함께 어울리는 게 중요할 텐데, 그런 면에서는 어땠나. 

정말 함께 어울리는 게 중요하다. 공동체 의식이 없으면 하기 힘든 부분이다. 나만 빛나려고 한다거나 나와 무슨 상관이야 나만 잘하면 되지하는 생각으로는 좋은 공연이 완성되지 못한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선배 동료들과 어울리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면 술은 좋아하는지. 

사실 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술자리에서 사이다를 마신다. 술 안 마셔도 분위기에 취해 겉보기에는 함께 취해 있다(웃음). 

연극을 하는 배우 분들을 보면 실제 생활에서 굉장히 내성적인 분도 있고, 정말로 외향적인 분도 계신 것 같다. 본인 성격은 어느 쪽인가. 

둘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혼자 글 쓰는 것도 좋아하는 걸 보면 내성적인 부분도 있고, 활발하고 밝은 부분도 있다. 

어릴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나. 

아니다. 어릴 땐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대학은 국민대 전자전공으로 입학했는데 1년 후 군대를 가게 되면서 군 생활 내내 전역하면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 생각했다. 복학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잘 안 되더라. 그러다 동숭아트센터에서 스태프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극이 하고 싶어졌고, 결국 연극영화과로 전과했다. 

많은 아르바이트가 있었을 텐데 극장 아르바이트를 지원했다면, 그쪽으로 관심이 많았다고 봐도 좋을까. 

사실은 돈을 많이 버는 줄 알고 지원했다. 노동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일도 편할 것 같았다(웃음). 물론 재밌는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신났다. 공연이 재미없으면 그 시간에는 책을 봐도 되고, 나 빼고 모두 여자 분들이어서 꽃밭에서 즐겁게 일했다. 아르바이트하면서 처음 보게 된 뮤지컬이 <찬스>였는데, 거기서 어눌한 회사원이 꼭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나도 저 역할을 하면 잘 할 수 있겠다,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 공연이 연극 <노이즈 오프>였는데 정말 최고였다. 너무 재미있어서 배우들 쫑파티도 따라갔다. 그때 안석환 선생님, 송영창 선생님 등 선생님들과 많은 선배님들이 계셨는데 새벽까지 그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배우가 하고 싶다기 보다 연극그 자체가 하고 싶었다. 20대에 연극 한 편만 해보자는 심정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왔다. 

 

 

그렇게 시작한 배우 생활. 하면서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있었을 텐데, 가장 기뻤던 때는 언제인가. 

이런 이야기하면 재수 없겠지만, 항상 기뻤다. 내가 힘든 걸 좀 잘 까먹는 성격이다. 연습할 때는 욕도 먹고 혼도 나고 하지만, 그래도 그 순간들도 다 즐거운 것 같다.

그래도 힘들거나 지쳤던 때가 있다면. 

예전에 공연을 못 올린 적이 있다, 관객이 없어서. <하워드 존슨의 살인>을 할 때였는데 배우가 3명이 등장한다. 원래 배우와 관객 수가 똑같거나 관객 수가 더 적으면 공연을 안 올린다는 말이 있다. 2명이 예매했는데, 지방 분이셔서 꼭 봐야겠다고 하셨다. 다행히 지나가던 남자 두 분이 공연을 보게 돼서 올릴 수 있었다. 근데 그 다음날 또 2명이 예매를 한 거다. 다 세팅해놓고 기다리던 상태였는데 결국 취소됐다. 함께 하던 최영도 선배님, 장혜리 선배님과 함께 그래 잘 됐다 오늘 하루 쉬자하며 나왔지만 그 씁쓸한 마음은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더라. 선배님들의 표정도 잊을 수 없고. 그 때가 가장 슬펐던 것 같다. 그래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해본 적 없다. 

그럼 앞으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멜로를 해보고 싶다. 멋있는 남자, 뒷모습만 봐도 여자들이 좋아할만한(웃음). 하지만 아직은 감초 같은 조연 역할을 주어지는 만큼 잘 해내고 싶다. 주인공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싶다.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면. 

로버트 드니로도 좋아하고 많은 배우들을 좋아하지만 박해일 선배님을 참 좋아한다. 박해일 선배님이 갖고 있는 그 느낌, 특히 <살인의 추억>에서 보여준 그 묘한 표현은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 

앞으로 언제쯤 어떤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을까.

4월 중순 쯤에 <룸넘버13>의 조지 역을 다시 하게 될 것 같다. 또 외국에서 공연을 올리시고 한국에서 연출 데뷔를 준비 중이신 이화 연출님께서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책을 보진 못했는데 참 흥미로웠다. 기회가 되면 그 작품도 함께 하게 될 것 같다.

  

배우들은 공연이 올라가기 전에는 연습을 열심히 하고 공연이 올라가면 다른 오디션을 알아본다고 한다. 쉬지 않고 하고 싶은 욕심에 공연이 올라갈 때 다른 오디션 정보를 알아보기도 한다는 박준혁. 요즘은 종로구 신영동에 올 소울스(all souls)’ 카페 오픈을 준비하느라 바쁜 듯 보였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카페 창업까지 하는 등 연극을 하고 있는 순간에도 그렇지 않은 순간에도 매 삶을 뜨겁게 살아내고 있는 배우 박준혁. 그는 우연한 아르바이트가 배우의 길로 오게 한 것처럼, 앞으로 또 어디로 흘러갈지가 기대되는 사람이었다.

  

.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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