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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중혁이 죽을 때 가져가고 싶은 기억 하나
입력 2012-08-11 |

 

무용지물 박물관(無用之物 博物館)’이라는 소설을 처음 읽고는 김중혁이라는 작가가 그냥 무작정 좋았다. 무용지물 박물관, 이라니. 제목부터 내용까지,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그의 첫 소설집 제목이 무용지물 박물관이 아니라 펭귄뉴스가 된 걸 혼자 괜히 아쉬워했을 정도. 그러면서도 무용지물 박물관이 첫 번째로 수록된 걸 보면서 혼자 괜히 좋아라 했을 정도. 그리고 얼마 전, 김중혁 작가님을 만나 인터뷰하게 되었다 

인터뷰하던 때에 그를 처음 본 것은 아니었다. 사이버 문학광장의 문학라디오 <문장의 소리> 김중혁 DJ님일 때, <문장의 소리>의 나름 애청자(?)였던 나는 관련 행사를 진행할 때 작가님을 처음 보았다. (지금 김중혁 작가님은 문장의 소리’ PD이다.) 그 후, 작가와의 만남 같은 행사 때 작가와 독자로 얼굴을 마주하고 사인을 받기도 했었다. 그의 이름으로 출간된 여섯 권의 책에 모두 그의 친필 사인이 있는, 나는 그의 팬이다. 

글빵집 사이트가 오픈하기 전 기획 단계에서 Job이란 코너에 대한 얘기를 듣고, 내가 제일 먼저 떠올린 사람도 김중혁 작가님이었다. 소설도 쓰고, 산문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방송도 하고…… 다재다능한 그의 능력에 감탄하면서, 무엇보다 그의 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그에게 메일을 보내고, 답장을 받고, 약속을 잡았다. 홍대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 당일까지 마땅한 카페를 찾지 못했다. 이런. 뭔가 예의 없고 기본도 안 된 사람 같아서 송구스러운 마음이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동행한 김폴짝 씨는 작가님이 열 받으셔서안 오는 것 아니냐며 깜짝 놀랄 소리를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다행히 약속대로 작가님과의 인터뷰는 이루어졌다. 언제 봐도 반갑고 편한 느낌을 주는 작가님 덕분에 인터뷰는 화기애애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인터뷰 기사에 싣지는 않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궁금하여 한 질문이 있다.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이나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궁금한 하나의 질문이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만약 죽어서 이 세상에서의 기억 중 하나를 가져가면 무엇을 가져갈 것인지, 저승에서는 그 기억만 무한 반복 재생되는데, 과연 어떤 기억을 가져갈 것인지 하는. 나는 어쩌자고 이런 게 궁금한지 모르겠다. 적어도 뭐 그딴 걸 묻냐?”라고 하지 않고 조금은 생각해서 대답해 준다면, 그 사람은 내가 마음이 아주 안 맞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대답을 들으면 어쩐지 상대방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다 

물론 그 대답 하나로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고, 상대방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살짜쿵 엿보는 느낌이랄까. 김중혁 작가님께도 그 질문을 던졌고, 작가님은 다음과 같은 대답을 했다. 

…… …… 어릴 때였을 것 같은데요. 어릴 때 애들이랑 막 축구하고 놀고 있을 때, 정말 신나게 놀고 있는데, 어머니가 밥 먹어라 그럴 때, 딱 그 기억이요. 근데 그게…… 이제 되게 즐겁게 놀던 상태잖아요. 막 최고의 상태에서 밥 먹어라 하니 섭섭하면서도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다는 또 다른 충족감이 겹치는…….”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뛰어놀다, 엄마의 부름에 아쉬워하면서 한편으로는 또 다른 만족감을 지닌 채, 자신이 즐거워했던 세계와 잠시 헤어져 집으로 향하는 어린 김중혁을 떠올려본다. 즐거움와 그 즐거운 세계와 이별한 뒤에도 느낄 수 있는 충족감, 그 두 감정의 겹침은 김중혁이 그려내는 소설을 떠올리게도 한다 

밝고 통통 튀는 <미스터 모노레일>과 어둡고 가라앉은 <좀비들>이 겹치는 느낌이랄까. 앞으로도 그는 농담과 즐거움을 기대하는 독자에게 어떤 쓸쓸함을 줄지도 모르고, 어둡고 진지한 세계를 예상한 독자에게 짓궂은 장난을 건넬지도 모른다. 그저 글 쓰는 게 당연한 김중혁이라는 작가가 하는 이야기라면 난 언제든 귀 기울여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2000펭귄뉴스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로 십여 년이 흐른 지금, 김중혁 작가의 이름만 달고 나온 책은 모두 6권이다. 그의 글을 좋아하는 독자로서는 조금 더 자주 그의 책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라 그가 책을 많이 낸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그의 말은 달랐다 

지나치게 많이 낸 거죠. 두 권 정도만 내도 되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면서 먹고 살려면 뭐 일 년에 하나씩은 내야 된다고 덧붙인 김중혁 작가. 지금까지 그가 두 권 정도만 냈었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싶다 

7월 초에 그를 만나 인터뷰했는데, 무려 한 달이 훌쩍 넘은 뒤에야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의 게으름이라니. 사실 첫 문단은 인터뷰 정리한 뒤에 바로 썼는데, 그 후로는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진도가 안 나가더라. 결국 이제야 이렇게 비하인드 스토리를 마무리한다 

작가님의 단편 엇박자 D’에서 말하듯 커다란 이야기가 감동적이라면 사소한 에피소드의 결함은 드러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터뷰어로서의 미흡함이나 맛깔스럽게 후기를 담아내지 못한 이 코너에 대한 아쉬움 등의 결함은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김중혁이란 존재가 덮어주리라 믿으며 그럼 이만. 

 

. 봄날의소(bomso@glebbangzip.com)

사진. 김폴짝(toughjin85@naver.com)

편집.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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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봄날의소 2012/08/14
바람꼭지/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한 관심 감사합니다. 저 질문에 막상 대답하려고 떠올려보면, 어떤 특별한 기억이 아니라 조금은 사소한 기억인 경우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며... 정말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은 사소한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1. 바람꼭지 2012/08/13
아름다운 기억은 추억으로 되새김되다가 사후까지 가져가고 싶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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