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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들’의 무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
입력 2013-12-13 |

 

2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끈 수목드라마 SBS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122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김탄(이민호 분)은 미국 유학 대신 경영수업의 길을 걷게 됐다. 여전히 차은상(박신혜 분)의 손을 잡은 채 

상속자들은 제국그룹 상속자인 탄과 제우스호텔 상속자인 최영도(김우빈 분)를 중심으로 경영, 주식, 명예 상속자집단으로 꽉찬 제국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제목은 왕관을 쓰려는 자이지만 사실 왕관을 쓰려는자는 없었다. 그들은 무엇을 상속하기 위해 애쓴 게 아니다. 오히려 상속하지 않기 위해 애썼다 

탄은 형인 원(최진혁 분)과 제국그룹을 두고 싸우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고, 영도는 호텔 식당에서 설거지나 하는 게 못마땅했으며, 검찰총장의 아들이던 이효신(강하늘 분)은 자살을 시도하고 수능을 치지 않을 만큼 검사의 길을 원치 않는다. 탄의 약혼녀였던 유라헬(김지원 분) 정도만이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 상속을 위한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조차 엄마의 신상품이 아니라며 자신의 약혼이나 결혼이 엄마의 사업을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들이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어쨌거나 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상속됐다. 사회배려자 전형으로 전학 온 은상이 선택하지 않았어도 언어장애가 있는 엄마(김미경 분)와 함께 가난을 상속받은 것처럼. 

상속자들을 보면서 불편했던 것은 그들이 은상이나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상속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들은 가진 것을 누렸다. 심지어 이용해 부모의 능력과 지위에 따라 서열을 정하고, 친구를 아니 동급생을 괴롭히거나 방조했다. 그것이 제국고등학교 안의 룰이라, 아니 어차피 사회 나가서 겪을 당연한 규칙이라 끊임없이 말하면서 반성도 성찰도 없었다. 그저 뜨거운 사랑만이 있었다 

상속자들의 악랄한 짓은 정당화되거나 어린 날의 치기 정도로 포장되면서 가난한 은상의 행동은 때로 염치없는 짓으로 그려졌다. 제대로 된 사과나 용서 없이 흘러간 이야기들은 찜찜함으로 남았다. 마지막회에 이르러서야 영도는 방송 초반 괴롭혀 전학을 가게 만들었던 친구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해 다행이었다. 영도는 그리웠던 엄마도 만났고, 탄과도 화해했다. 

탄 또한 형과 화해하고 한 집에서 살게 됐다. 한때 탄은 형과 싸우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제 가족은 없다나한테 남은 건 너밖에 없다고 은상에게 말한 바 있다. 문학 과제 발표에서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에 빗대 라헬이 말했듯이 고작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겠다고 인생을 말아먹는길을 걸었던 것이다. 

탄이나 영도가 지닌 무게는 아버지로부터 받았거나 아버지로 인한 것. 그렇기에 탄과 영도가 전환점을 맞게 되는 게 아버지의 무너짐과 연관되어 있음은 유의미하다. 탄의 아버지 김남윤(정동환 분) 회장은 쓰러졌고, 영도 아버지 최영도(최진호 분) 대표는 구속 수사를 받게 됐다. 탄은 아버지 해임안이 주주총회에서 가결되지 않도록 주주들의 사인을 받으러 다녔고, 영도는 룰은 있어야 한다. 반칙은 안 된다는 아버지의 말을 새기며 괴롭혔던 친구 문준영(조윤우 분)에게도 탄에게도 사과하게 됐다.

 

 

솔직하고 다정한 탄은 제국그룹 상속자라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은상의 손을 잡았다. 직진.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가는 엔딩은 따뜻하지만, 그들의 십년 후 미래가 탄의 상상 속처럼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어른의 세계에 살고 있는 원이 사랑하는 현주(임주은 분)가 아닌 정략적으로 필요한 여자와의 결혼을 선택했듯이, 탄의 미래에 은상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지금, 그들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 , 명예 아니면 사랑. 아니면 또 다른 무엇. 쓰고자 하는 왕관에는 그만큼의 무게가 따른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 무게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닐까. 아버지를 넘어서 선택을 내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아직은 10대인 그들이 성인이 되어 할 일일 것이다. 

탄의 내레이션처럼 변한 건 없다. 여전히 능숙하게 멀어지거나 세련되게 화해하는 법을 아직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진하면서, 세상의 문턱을 하나씩 넘어갈 것이다. 열여덟에서 열아홉 딱 그만큼 성장한, 앞으로 더 많은 문턱을 뚜벅뚜벅 걸어가며 넘어지고 또한 넘어 갈 그들을 응원한다.

 

 

상속자들은 김은숙 작가의 재치있고 맛깔나는 대사 힘으로, 이민호-박신혜-김우빈-김지원-강민혁-정수정-강하늘-박형식-전수진 등 젊은 배우들의 톡톡 튀는 연기로 즐거움을 주었다. 누군가는 오글거린다고 싫어 하겠지만 아직까지 나는 귀에 쏙쏙 들어오면서 이렇게 재미 있는 대사를 쓰는 작가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이 또한 김은숙 작가의 한계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 

‘10대의 격정 로맨스라고 했지만 10대들의 진지한 고민은 다루지 못했고, 학원폭력이 희화화될 때도 많았으며, 주인공들이 예쁘거나 멋있으면 그만이란 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도 있었다 

3~40대의 로맨스를 보여주겠다던 전작 <신사의 품격>이 갈수록 세대에 따른 이야기는 사라지고 그간의 20대 로맨스와 별다른 차이를 찾을 수 없었던 것처럼, ‘상속자들역시 10대들의 로맨스가 아니라 20대의 그것과 별다를 바 없어 보였다. 세대를 떠나 사랑은 다 똑같다는 주제를 전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상속자들의 아이들이 한 뼘쯤 성장했듯이 김은숙 작가의 다음 작품 역시 조금은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보겠지만. 

한편 다음 주부터는 전지현, 김수현 주연의 <별에서 온 그대>가 방송된다.

 

.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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