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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라면 갈 수 있다, 우리 함께 ‘행진’하는 거야
입력 2013-02-25 |

 

지금보다 어릴 때, 텔레비전에서 보여준 대학생들의 국토대장정 모습을 기억한다. 제약회사에서 주최했던 그 국토대장정에는 많은 대학생들이 참가했고, 때로는 응급치료를 하면서까지 완주하고자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에 어린 나는 뜨거운 감동을 받았더랬다. 

열정, 젊음, 에너지 등의 활기찬 언어가 어울리는 그들의 행진을 보면서 그래, 저게 바로 청춘이지라 생각했다. 나도 대학생이 되면 꼭 신청해야겠다고 다짐도 했다. 하지만 정작 대학생이 되었을 땐 국토대장정에 대해 깡그리 잊고 지냈다. 이제는 대학생만이, 20대만이 청춘이 아니란 것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지난 215일부터 2주에 걸쳐 방송했던 SBS <행진-친구들의 이야기>(이하 행진’)는 잊고 지냈던 국토대장정에 대한 내 로망을 일깨웠다. ‘행진은 배우 이선균을 대장으로 유해진, 정은채, 오정세, 윤희석 등을 비롯한 그의 친구들과 역도 선수 장미란이 함께 67일간 151km를 행진하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었다.

 

 

22일 방송에서 대원들은 은퇴를 앞둔 장미란을 위해 그녀 몰래 작은 은퇴식을 준비했다. 틈틈이 그녀를 위한 영상 메시지를 담고, 식사 중간에 함께 들국화의 축하합니다를 부르며 장미꽃 한 송이씩을 그녀에게 전달하는 이벤트를 마련한 것. 

이에 감동한 장미란은 눈물을 보이며 혼자 선수라서 걱정이 많았는데, 따뜻하게 대해주고 편하게 해 줘 감사하다선수들이 은퇴시점이 되면 마음이 헛헛해진다는데 나는 그럴 때 행진에 합류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준비는 급하고 어설프게 이뤄졌고, 이벤트 자체는 거창하지 않았지만, 아니 그랬기에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었다. 원래 감동은 화려함이 아니라 진심에서 나오는 법. 장미란의 표현대로 좋은 오빠들이 된 대원들의 마음과 그들에게 고마워하는 장미란의 마음이 진심으로 와 닿았다. 

부상 때문에 뒤처진 후배 이동용과 함께 걷던 유해진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극단 시절, 조명기사로 벌이가 조금 나았던 이동용이 햄버거를 줬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며 울컥했다. 시간은 흘렀고, 형편은 서로 달라졌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동생은 날씨가 추울 때면 잊지 않고 형의 안부를 챙기고, 형은 그런 동생에게 용돈을 챙겨 주면서 더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한다. 

뒤에 오던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본 배우 김해용의 말처럼 나이가 들면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고, “계산하지 않는 관계를 맺기란 더욱 힘들다. 그럼에도 그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행진은 알려준다. 

토크쇼에 나와서 눈물을 쏟으며 소비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천천히 함께 걸으며 툭 튀어 나온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그렇게 짠하면서도 따뜻하게 다가왔다. 그들을 포함하여 행진에 참여한 대원들은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완주에 성공했다.

 

 

태어난 지 백일 된 딸을 둔 배우 김민식은 배우란 직업에 대해 죽을 때까지 불안한 직업인 것 같다고 말하고, 12년차 연극배우 최재영은 한 달에 100만원만 벌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쇼호스트를 하며 돈을 벌고 있는 홍성보는 껍데기만 살아가는 느낌이다. 공허하다고 고백한다. 

돈을 좇아야 할지 꿈을 좇아야 할지 고민은 끝이 없다. 가정이 생기면 책임감은 높아지고 꿈만 좇아서 살 수는 없다. 그렇다고 돈을 좇아 산다고 행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정도와 상황은 다를지언정, 누구나 돈과 꿈 사이에서 갈등을 할 것이다. 정답은 없다. 다만 최소한의 원칙은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함께 가는 것이다. 

이선균은 국토대장정 1, 2일차에는 방송은 방송이구나싶은 생각에 예민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이후 친구들이 여행으로 느끼게 해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여행이나 국토대장정을 한다고 갖고 있던 고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몸의 고단함은 아름다운 경치를 볼 여유를 주지 않기도 하고, 떠난다고 해서 고민에 대한 정답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 손을 잡아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혹은 내가 잡아줄 누군가의 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민 해결 못지않은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진짜 위로는 사라지고 껍데기뿐인 힐링이란 단어만이 유행처럼 떠도는 것 같은 요즘, 계산하지 않는 순수한 관계가 보여준 유쾌하고 훈훈한 이야기는 보는 내게도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 

들국화의 노래 행진나의 과거는 어두웠지만 나의 과거는 힘이 들었지만이라고 시작해 나의 미래까지 항상 밝을 수는 없겠지라 말한다. 힘든 과거를 지나왔어도, 착하고 열심히 살아도, 미래는 여전히 밝지 않을 수 있다. 때로는 힘이 들겠지, 그럼에도 “나의 과거를 사랑할 수 있다면 내가 추억의 그림을 그릴 수만 있다면”, 밝지 않은 미래에도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비가 내리면 그 비를 맞으며행진하는 거다. 넘어지는 사람 손 잡아주고, 힘들 때는 다른 사람 손도 잡으면서, 그렇게. 함께 가면 갈 수 있다. 눈길이든 비탈길이든, 아무리 먼 길이라도 

 

 

.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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