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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황금의 제국’의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 지 알고 있다
입력 2013-09-11 |

 

SBS <황금의 제국>은 요즘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 드라마 중 하나다. 누군가는 내용이 너무 어렵고 한 번 놓치면 다시 스토리를 따라잡기 힘들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황금의 제국>의 뼈대는 다른 드라마들보다 훨씬 간단하다. ‘황금의 제국으로 상징되는 성진그룹의 회장 자리를 놓기 위한 사람들의 암투가 주된 이야기다. 그렇다보니 성진그룹 회장 최동성(박근형 분)이 죽고 둘째딸 최서윤(이요원 분)이 회장 자리에 앉는 것을 지난번에 봤는데 어느 새 최민재(손현주 분)가 회장 자리에 앉아 있다고 당황할 것 없다. 곧 그 자리는 바뀔 테니까. 

10일 방송된 <황금의 제국> 22회에서는 다시 회장이 되었던 최동성의 큰아들 최원재(엄효섭 분)가 검찰에 구속됐다. 그렇게 이 드라마는 외부에서 등장한 장태주(고수 분)를 제외하면 성진그룹 내 가족과 친척인 이들의 치열한 밥그릇 싸움을 그린다 

최동성의 아내로 복수를 숨기고 살아왔던 한정희(김미숙 분)와 그녀의 유일한 피붙이인 막내아들 최성재(이현진 분), 큰아들 원재 등 그들의 치열한 싸움은 연합과 배신을 반복하면서 한 회에도 몇 번씩 천칭의 추가 바뀌어 긴장감을 자아낸다.

 

 

2회를 남긴 <황금의 제국>에서 마지막 주인이 누가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연 황금의 제국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사실 나는 그 답을 알고 있다. 서윤도 태주도 민재도 아니다. 한정희도 성재도 원재도 아니다. 그럼 누구냐고? 바로 황금이다. 제목에서 이미 답을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 ‘황금의 제국이라고. 

그렇다. 황금. 곧 돈. 돈이 최후의 승자이다. 1990년대 초, 건설 개발 붐과 함께 깊어진 물질만능주의. 땅이 곧 돈이 되었고 돈이 곧 더 많은 돈이 되었으며, 그것은 법도 정치도 어찌할 수 없는 권력이 되었다. 그 안에서 인간은 결코 승자가 될 수 없다. 물질이 숭배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된 셈이다. 

말하자면 태주의 아버지 장봉호(남일우 분)는 이 물질만능주의 시대의 패자였고, 서윤의 아버지 최동성 회장은 승자였다. 승자는 이를 지키려고 하고 패자는 이를 전복시키고자 한다. 다음 대에 이어서까지 그러고자 한다. 

태주의 아버지는 태주에게 자신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세상에서 꼭 한 번 이겨보라고 했다. 서윤의 아버지는 서윤에게 좋은 사람이 되지 말고 남들이 두려워 하는 사람이 되라고 했다. 

아버지들의 유언을 되새긴 두 사람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혼까지 했고, 이제 이혼을 하려 한다 

서윤은 아버지처럼 살고 싶다. 아버지에게 성진그룹을 꼭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 그 사이 아끼던 동생 성재를 배신하기도 하고, 큰오빠 원재를 감옥에 보내기도 한다. 남들은 물론 가족마저 두려운 사람이 되어 간다. 그러면서 서윤은 아버지의 선택과 행동을 반복하거나 그 이상으로 처리한다. 

태주는 아버지처럼은 살고 싶지 않다. 평생 성실했지만 평생 가난했던 아버지에게 보란 듯이 그룹의 주인이 되고 싶다. 그것은 민재 역시 마찬가지다. 평생 최동성의 그늘에서 부회장으로 살다 그를 대신해 옥살이까지 여러 번 했던, 달리는 마차의 마부같은 아버지 최동진(정한용 분)처럼 살고 싶지 않다. 한데, 어차피 그들은 결국 모두 마부일 뿐이다.

 

 

그래, 그들은 마부다. 멈출 수 있다. 채찍질로 돌진하는 말을 멈추게 할 수 있다. 방향을 바꿀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여기가 세상의 전부가 아니다는 최동진의 말은 민재를 설득시키지 못했고, “차 세우자는 윤설희(장신영 분)의 요청을 태주는 외면한다. 민재에겐 그곳이 세상의 전부고, 태주 역시 스스로 달려가고 있는 차를 세울 생각이 없다. 

황금의 제국전부를 갖겠다며 신림동 판자집에서 성진그룹의 거실까지 담대한 베팅을 하면서 뚜벅뚜벅 걸어 들어와 제국의 사람들과 가족까지 된 그는, 자신의 살인죄까지 한정희에게 고백해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했던 그는, 멈출 생각이 없다 

아침 식탁에서 몇 십억이 오가고 백화점이 왔다갔다 하는 황금의 제국땀 한 방울 안 흘려본 이들과 자신은 다르다고 믿고 주장했던 태주는 22회 말미, 도심 재개발 사업을 계속 진행하고자 용역을 불러 점거 중인 세입자들을 강제철거하기로 했다. 

수많은 사상자를 내는 미사일이지만 그 단추를 누른 사람은 단추만 눌렀을 뿐이라 합리화하며 죄의식을 갖지 않는다는 미사일 단추 신드롬’. 방송 초반, 내가 누르는 단추 때문에 힘없는 사람들이 다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단추를 누르는 일 따위는 없을 거라던 태주는 스스로와의 약속은 이미 잊은 채 광기어린 눈빛으로 그 단추를 누르고 말았다. 

결국 태주 역시 자신이 경멸하는 재벌가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유난히 돈에 대한 욕망이 짙은 특별한 인간들이 아니다. IMF 이후 카드 광고에서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고 덕담을 할 때부터 오직 돈을 버는 것만이, 많이 더 많이 버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린 이 시대의 뒤틀린 인간상이다. 

더 이상 돈을 떠나 살 수가 없는 시대, 다른 사람을 밟고 피를 묻혀서라도 더 갖기 위해 애쓰는 이 시대. 과연 20년에 걸친 서사 끝에 무엇이 남을까. 정말 궁금한 것은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가가 아니라, 승자가 되지 못한 이에게 남는 것은 무엇이 될까, 이다 

죽은 최동성 회장이 그랬듯이 죽을 때는 모두가 빈 손으로 가는 법이건만, ‘황금의 제국안에서 뜨거운 싸움을 반복하는 이들에게는 회장 자리를 얻고, 눈 앞의 골프장이나 백화점을 지을 부지 하나를 얻는 게 더 중요한 가치이다. 과연 빈 손으로 황금의 제국을 나가게 될 사람은 누가 될지, 그가 전해줄 메시지가 무엇일지 기대해본다.

   

.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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