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 NOWhere > 김가영의 짹짹
사랑, 늑대가 되거나 기억을 잃지 않으면 이룰 수 없나
입력 2012-11-26 |

 

영화 <늑대소년>이 개봉 한 달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늑대소년>24일까지 5813822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하면서, 6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올해 상반기 <건축학개론>이 기록한 멜로 영화 최고 성적인 410만 명을 훌쩍 넘어선 것. 

<늑대소년>은 세상에 없어야 할 위험한 존재인 늑대소년과 세상에 마음을 닫은 외로운 소녀의 운명적 사랑 이야기를 그린 멜로 영화로, 송중기와 박보영이 주연을 맡았다. 

지난 14KBS2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하 착한남자’)18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기록을 남기며 20회로 종영했다. ‘착한남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 정통 멜로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에도 물론 송중기가 나온다. 송중기를 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일단 송중기를 빼고, <늑대소년>착한남자에서의 사랑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늑대소년>의 늑대소년 철수’(송중기 분)는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 ‘정상적인이란 말을 쓰면서 어쩐지 조금 불편하다. 무언가를 정상/비정상의 잣대로 나누는 것에 마음의 짐이 얹히곤 한다. 어쨌거나) 철수는 제대로 언어를 습득하지 못했고, 그래서 보통의 사람들처럼 말을 주고받는 대화라는 게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그는 순이(박보영/이영란 분)와 소통한다. 아니, 그렇기에 그는 순이와 소통할 수 있었다. 영화는 말이 없어도, 말이 없어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순이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철수와 교감하고, 그와 사랑에 가까운 감정을 나눴다. 그리고 기다려라는 말에 길들어진 철수는 그렇게 오랫동안 순이를 기다렸다. 

착한남자의 강마루(송중기 분)는 어떤가. 그는 사랑하는 한재희(박시연 분)를 대신해 그녀의 살인죄를 뒤집어썼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서은기(문채원 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수술을 유예했으며, 마침내는 수술 이후 기억을 잃었다. 그제야 은기는 기억을 잃은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다.

 

 

은기와 마루의 관계에서 기억상실은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대개 사랑을 확인하는 중요한 부분인 섹스는 두 사람 사이에서 생략된다 

드라마 초반, 재희에게 복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마루가 은기에게 접근했을 당시 은기는 나한테 왜 자자고 말 안 해요?”라고 한 번 언급했을 뿐, 청춘남녀인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서 잠자리 얘기는 쏙 빠져 있다. <늑대소년>에서의 늑대소년이 먹을 것을 향한 본능 외에 성적인 욕구는 거세된 것처럼 등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늑대가 되어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거나, 사고나 질병으로 기억을 잃거나, 육체적인 관계가 생략되어야만 사랑이 완성된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 말한다. 한편으로는 그것만이 순도 100퍼센트의 순결한 사랑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최근 시청자나 관객들은 그러한 사랑에 환호를 보내고 있다. 온갖 성범죄가 하루가 멀다 하게 뉴스를 장식하고, 취업도 결혼도 힘든데다 사는 게 팍팍해 사랑이 부담스러워진 시대를 살고 있는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판타지에 가까운 사랑에서 가치를 느끼는 건지도. 

그러니까 <늑대소년>이나 착한남자에서 보여주는 사랑은 정말로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 아니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상 그런 사랑이, 그와 대비되는, 이를 테면 육체에 탐닉하거나 끊임없이 밀어를 나누는 사랑 같은, 그런 것에 비해 더 고귀한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이제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늑대 소년이나 착한 남자 말고 세상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때로 늑대 같지만 그럼에도 착한 남자가 등장하는, 순결하면서도 진한 그런 멜로 드라마나 영화가 보고 싶다. 현실에 두 발을 붙이고도 사랑의 가치를 증명하는 그런 멜로가 그리운 계절이다 

 

 

. 김가영(kimka02@glebbangzip.com)

[사진=영화사비단길, KBS]

 

관련기사
세상 어디에도 없는 <늑대소년>이 주는 따뜻한 판타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괴물”은 ‘착한남자’
‘착한남자’, 더 사랑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는 증명
아픈 여자만 사랑하는 ‘착한남자’ 혹은 이상한 남자
‘착한남자’의 지긋지긋한 마음은 정말로 끝난 것일까
  





FREE뷰 人터뷰 소식 NOWhere 커뮤니티
미리맛보기
다시돋보기
보물찾아보기
Job담
나이런사람이야
비하인드
개인의 취향
글빵집 이야기
연예계 뉴스
공연정보
실시간 짹짹
한장의 추억
김가영의 짹짹
쓸데없는 고찰
용식이웹툰
詩식코너
리얼버라이어티
공지사항
이벤트
자유게시판
Writer를 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