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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이 시대 진정한 리더를 찾아서_세중병원 최인혁 교수(1)
입력 2012-08-27 |

 

 

 

오랜만입니다, 선배님.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나야 잘 지내지. 자네가 얼굴이 안 좋아 보이는데, 아들 둘 키우느라 힘든 모양이군. 나 같은 싱글은 맘이 편한데 말이지, 허허.

 

얼마 전 골반이 부서진 환자의 수술을 박성진 선생에게 맡긴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직 정형외과 펠로우인 친구인데요.

그게 뭐 인상적이야. 난 골반 수술을 안 해 봤어. 박성진 선생이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그 사람에게 맡겨야지. 사람 살리는데 선배 후배가 중요한가? 내 경력 쌓는 게 중요하면 의사하면 안 되지.

 

그래서 박원국 환자도 김민준 과장에게 맡겼다가 다시 수술하기로 하셨던 건가요. 언론에 비치는 모습이랄까, 명예, 그런 것보다 환자를 더 중요하게 여기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 TV 나오는 거 좋아하면 연예인 해야지, 나는 의사야. 환자를 치료하는 게 의사 아닌가. 나는 뭐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특별한 사람도 아니야. 그저 내가 처음 발견한 환자니 끝까지 책임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책임이라. 사직서도 책임지고자 던졌던 겁니까? 병원 내 수술이 금지된 상태였지만, 결과적으로 환자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잖습니까.

사직서는 품에 품고 다녔지 2년 동안. 아마 직장 생활하는 사람 중에도 이놈의 회사, 내가 당장 때려치워야지, 하는 사람들 많을 거야. 그래도 저마다 살아야 하니까 더러워도 참고 살지. 나는 뭐 어떤 거창한 의미 같은 거 가지고 살지 않아. 그냥 기본 아닌가, 기본. 자기가 한 일에 책임지는 거. 다시 돌아간다 해도 공문을 어기고 수술을 할 테지만, 룰이 그렇다면 별 수 있겠나. 책임지고 떠나야지.

 

글쎄요. 떠난다고 해결되는 건 없는 것 아닐까요. 그렇다고 조직 사회에서 굳건한 룰과 부딪쳐 본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만.

응급 환자를 보다 보면 뭔가 하고 싶어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을 때가 있어. 그럴 때 생각하곤 하지. 이게 환자를 위한 일인지 나의 불안을 달래기 위한 조치인지. 무엇인가 하고 싶어도 참고 기다릴 줄 아는 것도 중요한 일이거든. 무작정 기다리라는 얘기가 아냐. 바꿀 수 있는 걸 바꾸기 위해서는 나부터 똑바로 서 있어야 하겠지. 때를 기다리면서 상황을 바로 보는 것도 중요하고.

 

그래도 선배님처럼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사장, 원장, 각 과 과장들. 눈치 보지 않고 그러면서도 후배들 칭찬해주는 게 말이 쉽지, 현실에서는 어렵거든요.

잘한 점은 칭찬해줘야지. 내가 같이 일하는 동료를 안 믿으면 누가 믿겠나. 감각도 있고 열의도 있는 인턴이 경험 많은 펠로우보다 더 좋을 때도 있어. 아무래도 손발 맞춰본 경험이 많으니까. 우리나라 사람들, 이상한 게 있어. 아니 후배를 칭찬해주면 내 능력이 깎아내려가나? 후배가 잘하면 자랑스러운 일 아닌가. 난 그렇게 생각해.

 

모든 선배들이 선배님 같이 생각하면 좋겠네요. 그럼 저 같은 젊은 친구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자네하고 나하고 몇 살 차이 난다고. 내가 선배로서가 아니라, 그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한 마디 하자면, 환자도 회복하려면 잠과 휴식이 최고야. 젊은 친구들도 너무 달려가지 말고 좀 자. 쉬어. 남들이 바락바락 산다고 나까지 그렇게 살 필요 없어. 좀 돌아가면 어때, 인생은 100m 달리기도 아니고 마라톤도 아니야. 기록이 중요한 게 아니지. 달리는 그 과정이 다 중요한 거야.

 

달리는 그 과정이 점점 지칠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러다 낙오자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렵다면요.

두려움보다 중요한 무언가가가 있다고 스스로 믿는 수밖에 없지.

 

그렇다면 선배님에게 두려움보다 중요한 무언가는 무엇입니까?

그건 알려줄 수 없어. 알려줘도 자네에겐 도움이 안 돼. 각자에게 두려움보다 중요한 뭔가를 찾아서 살아가는 거야. 못 찾아도 좋아. 그런 게 있다고 믿으면서 살아야지.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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