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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
입력 2012-06-25 |

 

 

허공

 

이사가는 이웃이 준 난분蘭盆,

허공도 같이 왔는지

잎새의 향기와 방 안의 먼지가 섞일 때

난초의 허공과 내 허공이 얽혔다 

 

귀한 것을 얻은 기쁨은 잠시

잎이 말라 들어갔고

누렇게 뜬 기침을 뽑아 내니

뿌리에 똬리를 튼 숨결이 스르르 풀려나갔다 

 

화분이 퀭하다

꽃대신 허공을 길렀던 셈이다

아픈 뿌리의 구멍들엔 바람이 들락거린다 

 

허공이 뒤집힌 자리에서 자라는 공허감이

나를 갉아 먹는다

안팎으로 나를 염탐하며

캄캄하게 깊어진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어떤 일도 하고 싶지 않다

씁쓰레한 입술 주위에 떠도는 노란 헛웃음,   

이 빈 자리

오래 견뎌야 할 것이다

 

 

. 바람꼭지 김정숙

19597월 김천 출생. 열 살, 처음 쓴 오일장을 소재로 한 시가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았다. 모두가 시장에 가고 혼자 남은 텅 빈 집에서 느꼈던 외롭고 무서웠던 고요함과의 만남이 시의 출발. 현재 시동인 언령言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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