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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을 마시다
입력 2012-07-23 |

 

 

독을 마시다

 

 

치마폭 속에다 앵속밭을

가꾸는 여자가 있다

그녀의 거름손이 기르면 식물들은

저절로 동화작용을 하고

몸통이 푸르게 부풀어 만삭이 된다

꽃대는 바닥에서부터 창처럼 솟아 올라

양귀비 꽃입술이 붉게 짓무른다

치외법권의 치마 속

꽃진 자리에서 그녀는

수유하던 젖처럼 하얀 아편을 딴다

치명적인 중독의 손길

그녀의 손에 재배되고 싶다

산다는 것이 단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버러지같다

입을 맞추고 마침내 풍덩

진액이 감미롭게 재워진 그녀의 살꽃에

몸을 던져 젖는 사내

앵속껍질 서걱거리는 전신에

중독성 강한 씨앗이 까맣게 여문다

헤어진 모래톱에는 발자국의 뒤태 가지런하고

칼끝처럼 깎인 기억의 조각들이

찢어 버린 일일달력의 메모처럼 어지럽다

배설되지 않는 기억의 저편에서 배꼽이 어른거려

갈증과 손떨림 심해진 사내는

뜬눈으로 밤을 뭉텅 잘라다버리는

달콤한 폐인이 된다

 

. 배계용

* <예술세계>로 등단

경북과학대학 강사 역임

현 택민국학연구소 상임연구원

시 전문 블로그 <배계용의 글방>500여 수의 시를 수록, 운영

시집<시가 밥이다>공저<군위의 구비문학>등 저서와 논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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