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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의 지도
입력 2012-12-13 |

 

귤의 지도

 

 

귤껍질을 벗기자

문득 노란 달에 닿는 느낌,

노란 눈부심과 시큼한 즙액에 하는 탄성을 지른다

금방 달을 삼킨 방으로부터

금세 날아간 새 한 마리 어디엔가 둥지지어

금달걀을 낳을 것만 같고

금실이 수놓는 곳마다

껍질이 뿜어내는 향기 가득한

이 곳간은 줄지 않는 금의 샘이 되어

바다같은 밤하늘이 검푸른 해캄을 주절주절 토해내자

메밀꽃 같은 별들도 덩달아 웅성거린다

손 안에 든 탱자를 닮은 달은

중심부터 차곡차곡 채워 온

노란 색을 자랑하며 앉아 있다

달빛의 금결이 만든 그 지형의 곡선을

누구도 저보다 더 잘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영토가 환호성을 지른다

이만하면 귤로서의 생애는 완벽하다 

 

 

. 바람꼭지 김정숙 

19597월 김천 출생. 열 살, 처음 쓴 오일장을 소재로 한 시가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았다. 모두가 시장에 가고 혼자 남은 텅 빈 집에서 느꼈던 외롭고 무서웠던 고요함과의 만남이 시의 출발. 현재 시동인 언령言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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