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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 _ ALL SOULS
입력 2012-04-02 |

 

부암동 카페 거리에 갔던 언젠가. 어느 카페에 들어갈까 망설이며 걷다가. 무슨 이유인지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이유로 너와 말다툼을 하다가. 말없이 무작정 걷고 또 걷다가. 너는 내게 도대체 왜 그러냐고 따지지도 않았는데. 나는 네가 따지지 않는 게 더 싫었는데. 따지면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서 물어?”라고 쏘아붙였을 게 뻔한데. 

그렇게 세검정초등학교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 불쑥 들어갔던 카페. .

세상의 모든 영혼이 쉬어가는 곳이란 뜻일까. 사실은 다리가 아파서 아무데나 앉고 싶었던 걸 너는 알까. 조용히 따라 들어와 내 앞에 앉았던 너를 보며 피식 웃음이 나오는 걸 겨우 참았단 걸 너는 알까.

 

 

사실은 대부분의 연인들의 싸움이란 그런 거다. 별 이유가 없는 거다. 근데 또 이유가 없는 건 아닌 거다. 전날 네가 연락이 두 시간동안 없었고, 당일 내가 이십분 정도 늦었고, 이미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됐고, 그렇게 서로에게 지쳐갔던 거다. 하지만 그래도, 마주앉아 있는 그 순간, 처음의 그 달콤함은 없어도 그 순간만큼은 여전히 좋아 웃음이 나는 거다. 많이 달지 않으면서도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질감이 마음에 들었던 그 집의 브라우니처럼.

 

 

커피 맛을 모르는 우리는 다시는 싸우지 말자는 다짐을, 몇 번째인지도 모르는 그 다짐을 하며 커피를 마셨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는, 역시, 너랑 마시는 커피. 커피 맛은 쥐뿔도 모르면서 후루룩쩝쩝 마셔대는 내 앞의 너를 보면서 마시는 커피.

 

 

오랜만에 들린 에는 눈빛이 반짝이는 여자 그림이 벽면에 걸려있다. 눈빛이 반짝이는 게 눈물이 고인 탓일까. 어쩐지 그 여자가 외로워 보인다고 생각한다. 커피도, 브라우니도, 은은한 재즈 음악도 그대로인데, 너는 없다. 

 

너는 없고, 그렇게 밤은 깊어간다.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커피는, 내 앞의 없는 너를 그리면서 혼자 마시는 커피.

 

 

  ALL SOULS 카페 www.allsoulsca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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